금리가 높을 때, 혹은 변동금리 등을 담보대출로 받은 경우 현재 전 세계적인 저금리 상황에 자꾸 고민만 커져갑니다. 지금 고정금리로 갈아타야하는가? 하고 말이죠.

 

2015년 3월쯤이었나요? 정부에서 안심전환대출이란 이름하에 역대급 저금리인 현재 상황을 바탕으로 고정금리로 대대적으로 변경을 권한적이 있었습니다. 아무리 봐도 이런 역대급 상황이 오래가긴 힘들어 보이므로 앞으로 금리상승이 있을 경우 위험해질 가능성이 있는 변동금리 대출자들의 위험을 사전에 제거해 금융시장에 있어서 중요한 '신용'을 보호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많은 사람들도 이 의견이 옳다는 생각에 실제로 많이 동참한 어떻게 보면 '성공'한 정책이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자 정책적으로는 몰라도 일반 개인들에게 있어서 결과론적으론 '실패' 행위가 되었습니다. 기준금리가 더 떨어져 버렸기 때문이죠. 그래서 고민이 더 심해진 겁니다. '지금이라도 갈아타야 할까?' 라는 생각으로요.

 

길게 끌 필요없이 딱 잘라 말하면 고정금리로 갈아탈 때 금융이나 기타 경제지표 등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사람이 아닌 일반인이라면,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에서 인하를 멈추고 지속적으로 지켜보다가 처음 기준금리를 올릴 때가 '가장 적절한 갈아탈 타이밍'입니다. 금통위에서 금리의 방향을 돌릴 때는 아주 신중하게 접근하며 앞으로 경제활성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거의 확실하다 또는 이미 이뤄지고 있다라는 상태가 보여야만 상승으로 방향을 돌리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는 은행 등에서 앞으로 금리 상승이 더 있으리라는 생각을 하고 그 상승분을 어느 정도 반영해버리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왠지 약간 손해보는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예전 생각이 납니다.

 

'얼마전만 해도 이거보다 더 낮게 가능했는데...'

 

손해보는 느낌이 들더라도 이때라도 빨리 갈아타는 게 옳은 결정일 확률이 훨씬 큽니다. 대외적 변수가 크게 나타나지 않는 이상(큰 전쟁, 특정 국가의 갑작스런 신용 부도, 외환시장의 급격한 변동 같은) 이 결정을 통해 후회할 사태는 일어나지 않는다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마지막으로 금융분야 등에 관심이 좀 있고 아는 것도 있다면 물가 동향을 통해 금리의 바닥을 잡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금통위는 한국은행의 내부 기관인데, 한국은행이 수행하여야 할(아니 모든 국가의 중앙은행이 수행하여야 할) 가장 큰 임무는 바로 '적절한 물가상승률 형성'입니다. 사실 경제상황에 맞춘 기준금리 조정은 두 번째 임무이고 첫 번째는 물가상승률입니다.

 

2015년 안심전환대출 정책이 시행되던시기를 살펴볼까요?

 

2015년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은 0.7%에 불과합니다(2013. 2014년 1.3%에서 더 하락). 농산물과 석유 처럼 외부충격에 민감한 항목을 제외한 근원물가상승률은 2.2%에 정도(2013년 1.6%, 2014년 2.0%에서 조금 더 상승) 수준이 되었다곤 하지만, 그렇더라도 너무나 낮은 수준입니다. 이 상황에서 유추해보면 앞으로 금리가 내려가는 것은 확신할 수 없더라도 올라가기엔 아직 힘들다는 것을 어느 정도 알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각국의 중앙은행이 목표로 하는 매년 물가상승률은 약 2~3%정도라고 보면 됩니다. 그리고 근원물가를 중요시 한다지만, 소비자물가를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시간차가 있겠지만 결국 둘이 비슷한 정도로 수렴하기 때문이죠.

 

즉, 두 항목의 물가가 모두 전보다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둘 다 2%를 넘었고, 두 항목 중 하나는 2.5%를 넘었다 정도가 되면 이제 이자율이 하락하던 상황이 반전되어 상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이 때 고정금리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확률적으로 올바른 판단입니다.

 

물론 이것도 결국 '확률의 문제'일 뿐입니다. 앞에서도 한 번 말했듯이 갑작스런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존재하고, 분명히 경제가 회복되면서 물가상승이 이뤄진다고 생각되었는데도 다시 주저앉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시중에서 떠도는 말에 혹해서, 그냥 내 감이 그래서 하는 것보다는 분석을 통한 확률에 기반하는 것이 훨씬 현명한 선택을 이끌어내지 않을까요?

 

실제로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물가상승률 하나만이 아니라 내구소비재의 판매정도, 실업률, 경기종합지수, 법인세율 같은 추가 항목을 살피는 것뿐만 아니라 실제 시장이나 쇼핑센터 들의 활기나 노사관계, 개개인의 생각 같은 수치로 들어나지 않는 점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이런 것을 다 알아보기도 어렵거니와 고려해서 그것들을 조합해 다시 높은 확률을 찾아낸다는 것은 슈퍼천재라도 불가능 하다는데 한 표 던지겠습니다.

 

오히려 복잡하게 생각하면 더 잘못된 결과가 나오기 쉽습니다. 중앙은행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그리고 그것의 동향. 이것만 정확히 알고 결과를 끌어내도 수많은 전문가들보다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완벽하게 맞추려다 완전히 어긋나기보다는, 불완벽하더라도 정답게 근접하도록 맞추는게 인문과 사회학점 관점에서는 더 옳다고 생각합니다.

Posted by 은목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