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지고 보면 별 문제도 아닐 수 있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좀 심각한 문제일 수도 있다. 이 애매한 문제로 다뤄지고 있는 사건이 최근 김제동의 영창 발언이다.
그 동안 조용히 넘어 온 것도 이상하다. 우리나라에서 예민한 군대와 관련된 이야기라 어떻게든 말이 많이 나올법하긴 한데... 그 동안에는 이 이야기가 거의 무조건 '진실'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인걸까? 아니면 대부분 별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다가 뉴스에 자주 오르내리는 사람이 갑자기 언급하자 여론이 형성되어 관심을 갖게 된 것일까?
개인적으로 나는 이런 것들이 대부분은 별 문제가 아니라고 치부한다. 시간이 좀 됐나? 특정 걸그룹에서 역사적 인물의 이름을 몰랐다고 하면서 꽤 크게 터졌던 사건도 난 '이게 이렇게 수많은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이렇다 저렇다 비판할 거리가 되는가?' 싶었다. 실제 그 영상도 찾아봤는데... 편안한 분위기에서 미션 같은걸 수행 하다가 퀴즈를 풀어야 한다고 하자 '나 이런 거 잘 못해요...'라고 한 뒤 실제 퀴즈가 나오자 본인을 디스하듯이 내 뱉으면서 사소한 웃음을 끌어내려고 한 말 정도밖에 안되는 거였다. 그것도 아주 짧은 시간이었고...
그런데 그 찰나의 상황이 이야기가 무지하게 커지더니 공개적으로 국민들에게 사과까지 해야만 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사과를 했어도 다른 사건들에 묻혀 잊혀지기 전까진 수면아래로 잘 가라앉지 않았지만...
이 문제에 대해서 나와 반대로 생각하는 친구와 진지하게 이야기 해 본 적이 있는데, 역사속 인물들을 모두 알고 그 인물의 생김새도 무조건 알고 있어야 하고 모르면 욕을 먹는게 과연 올바른 세상일까? 란 내 질문에 친구는 우리나라의 중요한 사람을 가벼운 소재거리로 사용하는 것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지 모르는 것 때문이 아니다 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듣고보니 일리있는 말이라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고 어느정도 수긍은 했지만, 대부분 인터넷에서는 '위인의 얼굴도 모르는 무식한...' 이런 식으로만 이야기 하던것을 생각해 보면 글쎄... 그리고 개인적으로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그냥 사람이 살다보면 한 번쯤 할 수 있는 실수? 사소한 잘못? 정도로 보고 넘어가면 되는 가벼운 사건 아니었을까라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완전히 공감할 순 없었다.
이야기가 좀 셌는데 어쨌든, 그 위인 얼굴 모른 사건에 비하면 김제동의 발언은 현대사회 속 우리들의 이야기엔 더 큰 비중을 가지고 있다고 볼수도 있는데다 지속적으로 언급까지 계속 됐으니 이제야 여론으로 형성되어 터진것이 어찌보면 신기하다.
그리고... 또 신기한게 연예인들의 말실수나 거짓말, 무식함에 그렇게 냉정하던 인터넷 여론이 이번에는 '웃길려고 한 것에 뭐이렇게 호들갑이냐?'라는 반응이 많다. 나도 여기에 공감하는 바이지만... 이전에 다른 연예인들에게 그토록 냉혹하던 시선과 너무 동 떨어진 것이 아닌가?
갈수록 느끼는거지만 인터넷에서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그냥 사람들의 그때그때 기분에 따라 마음대로인 것 같다. 세계 최고의 천재 중 한명이라 할 수 있는 뉴턴도 인간의 집단광기는 도저히 알 수가 없다고 이야기 하더니 정말 딱이다.
어쩔때는 아무리 사소한 거라도 책 잡히면 영원히 고통을 줄듯이 달려들면서, 어떤 것에는 "개그는 개그일 뿐! 오해하지 말자!"라는 유행어가 따라붙는... 도저히 측정할 수가 없는 집단 광기. 이런 광기에 휩쓸리기 시작하면 나 자신을 잃고 휩쓸려만 다니는 인생을 살지 않을까?...
쓰다보니 머리만 더 혼란스럽다. 혼란스럽기만 한 사건은 이제 그만두고 김제동씨 개인에게 과연 이 사건은 어떨까? 음... 내가 보기엔 본래 직업도 아니고 겉으로 내색은 하기 그렇지만 속으로는 꽤 좋아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사실 2010년쯤?을 기점으로 김제동이라는 이름이 방송과 관련된 진행이나 개그보다는 정치와 관련된 발언으로 뉴스 등에서 더 많이 접한 것 같기 때문이다. 나만 그런건가? 어쨌든 최근 몇 년간 내가 느끼기로는 이제 방송보다는 정치에 더 관심을 많이 가진 것 같았고, 기회가 오기를 기다리는 것 같았다.
그리고 기회가 왔다. 최근 했던 발언이 주목받으면서 발언 하나하나의 파급력이 강해졌다. 하는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기사에 쓰여 나올 정도니 웬만한 국회의원보다도 정치적으로 영향력이 더 강하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정치인으로 입문하는데 이 보다 좋은 상황이 어디있을까? 자신을 공격하려던 발언이 오히려 원하던 기회로 찾아온, 전화위복으로 이보다 나은 상황은 별로 없다.
... 그러나 정치를 독사과와 비슷하다고 보는 나로서는... 왠지 안타깝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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