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이 단어의 의미부터 알아보자. 전월세전환율이란, 전세를 월세로 전환했을 때의 비율을 뜻한다.

 

잘 와 닿지 않으면 예를 들어보자. 전세 5000만 원의 부동산을 보증금 500, 월세 45만원으로 바꿔서 계약했다면 이에 전월세전환율은 1%라고 볼 수 있다. 매달 받는 월세 45만 원을 줄어든 보증금 4500만 원으로 나누면 0.01이라는 수치가 나오는데, 이를 %로 바꿔주면 1%가 된다.

 

반대로 월세를 전세로 전환하려고 할 때는 현 보증금에 매달 받는 월세를 전월세전환율로 나눠주면 적당한 전세금액이 나오게 된다. 위의 사례로 들어보자면, 45만 ÷ 0.01 = 4500만 원이 되므로, 여기에 보증금 500을 더해주면 5000만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전월세전환율은 어떻게 정해지는 것일까?

 

과거에는 통상적으로 이 비율을 1%로 계산했다. 즉, 보증금 1000만원은 월세 10만으로 처리한 것이다. 그러나 요즘엔 이 비율이 낮아지고 있는데, 최근 2016년을 기준으로는 약 0.5~0.6% 정도로 보고 있다. 이 비율이 낮아졌다는 것은 매달 내는 세를 줄이려면 더욱 큰 보증금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반대로 비율이 높아졌다면 월세를 줄이는 데 이전보다 더 적은 보증금을 시장에서 주고 받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면 된다. 예를 들어 만약 이 비율이 2%가 되었다면 보증금 500과 월 10만이 임대시장에서 알맞은 전환수치로 제시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최근 왜 이 비율이 낮아졌을까? 그것은 금리하락과 연관이 깊다. 국가가 고속으로 성장하는 개발도상국 초창기에는 빠른 성장세를 등에 업고 많은 기업이나 개인 등이 등장한다. 이들이 돈을 빠르게 흡수한다. 은행과 같은 금융기관에 있는 돈은 한정되어 있는데 빌려달라는 사람은 많으므로 높은 금리를 제시하지만, 그래도 은행에 돈이 모자랄 정도로 계속 빌려가므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

 

빌려줄 곳도 많고, 금리를 높게 매겨도 빌려가니 은행 내부에 돈이 많을수록 좋다. 즉, 예금자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예금자들에게도 많은 이자를 챙겨줄 수 있다. 많은 이자를 주지 않으면 예금자들은 타 은행으로 가버릴 것이다.

 

개발 초창기 시절이 지나면서 국가가 빠르게 성장해 기본적인 생활(의식주, 특히 이 중에 먹고 마시는 음식이 풍부해지면) 수준이 올라가면, 이전에는 만들어놓기 바쁘게 팔려나가던 물품들이 쉽게 팔리지 않는다. 물자가 풍부해 이래저래 고를 대안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또한 노동환경의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인건비 상승을 노동자들이 요구한다.

 

이제 무언가 사업을 하려면 신중하게 사업아이템을 선정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노동자들의 요구사항을 들어주기 위한 협상도 지속해야 한다. 즉, 자본가의 입장에서라면 이전보다 통제 불가능한 변수들이 늘어나고, 사업상 경쟁도 치열해진 것이다. 그렇게 고성장은 차츰 저성장으로 바뀌어 간다. 성장으로 돈과 물자는 풍부해졌는데, 빌려달라고 하는 곳은 적어지는 것이다. 이제 높은 금리를 제시해서는 돈을 빌려갈 사람이 없으므로 금리가 하락한다.

 

금리가 하락하면 이전에 높은 이자를 줄 때는 보증금을 은행에 맡겨놓아도 꽤 높은 수입이 생겼는데, 금리가 많이 하락 한 뒤에는 예전과 같은 보증금 수준으로는 도저히 남는것이 없다. 이런 까닭에 임대인들은 금리가 하락하면 줄이는 월세 금액 대비 더 큰 보증금을 원하게 된다.

 

이 뿐만이 아니다. 금리가 낮아졌다는 것은 임차인 입장에서도 돈을 빌리기가 상대적으로 매우 쉬워졌다는 것을 뜻한다. 즉, 돈을 빌려서라도 보증금 두배를 준들 별로 부담이 되지 않는다. 차라리 은행등에서 돈을 더 많이 빌려 이자를 조금 더 주더라도 월세를 약간이라도 줄이는 것이 훨씬 이득인 상황이다.

 

즉, 전월세전환율이 낮아지는 것이다.

 

덧붙이자면 금리를 움직이는 것은 국가의 성장만으로 말하긴 어려운 면이 있다. 근본적으로 이를 움직이는 것은 '물가상승률'이다. 대부분 초창기 개발도상국은 국가전체적으로 물자가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라 물가상승률이 높은 것이라 위와 같은 경우가 들어맞는 것이다. 그러나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릴 경우에도 물자대비 돈이 많아져 물가상승률은 높아질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금리가 다시 올라간다. 물론 그렇더라도 개발 초창기처럼 엄청 높게 올라가진 않겠지만.

 

참고로 한국감정원의 부동산통계(R-One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에 들어가면 전월세전환율을 주기적으로 발표하므로 이를 참고할 수 있다.

 

 

 

단, 여기서 발표하는 비율을 보면 아직도 6% 이상으로 높은 수치가 나올 것이다. 이는 1달 단위가 아니라 1년 단위로 발표한 수치라 그렇다. 연간 비율을 의미하므로, 발표수치를 12로 나누면 위와 같이 월 단위 비율을 산출할 수 있다.

 

발표 수치가 6%라면, 월 기준 0.5%가 될 것이다.

 

추가적으로 전월세전환율은 시중금리보다는 낮아지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하자. 월세 임대차는 임대인이 세금이나 비용 등 전세계약보다 시간적으로나 비용적으로 지불해야할 것들이 늘어아 시중금리보다 낮게 주지 않는다.

 

전월세전환율이 1%일 경우, 연단위로 환산하면 12%인데, 은행, 저축은행 등에서 금리 13%를 책정해 이자를 주고 있다고 치자. 임대인 입장에서는 차라리 전세를 놓은 뒤 그 돈으로 은행에 예금하는 길을 택할 것이다.

 

즉, 1000만원의 보증금을 줄이고 월세 10만 원을 더 받느니, 차라리 1000만원의 보증금을 그냥 은행에 넣어두는 것을 택한다는 것이다. 금리가 13%니 1000만원을 넣어도 이자가 130만 원이 나온다.

 

이는 반대로 임차인에게도 해당된다. 전월세전환율이 1%인데, 시중에서 대출받는데 금리가 10% 수준이라면, 차라리 대출을 받아서 보증금을 높이고 월세를 적게 주는 것이 나을 것이다. '전세 가격이 너무 높아진 것 같다'라는 것에는 금리 하락도 한 몫하고 있다는 뜻이다.

Posted by 은목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