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국내총생산)이 증가한다는 것은 개인들의 소득이 커져서 기존보다 소비량이 많아지고, 그로인해 기업들도 더 많은 이윤을 남길 수 있게 됨을 의미한다. 소비가 커지므로 더 많이 물품을 생산해내야 하고, 그러려면 더 많은 시설과 인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GDP증가율이 커진다는 것은 기업들이 더 많은 인력을 고용하는 계기가 되기에, 둘은 함께 움직이기 마련이다.

 

이렇게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경제성장률(GDP증가율)과 고용증가율의 관계를 이용해 만들어내는 경제지표를 고용탄성치라고 부른다. 다른 말로는 고용탄력성이라고도 한다. 보통 둘은 1대1로 비슷하게 움직일 것 같지만 그렇지 않기 때문에 이 수치를 보면서 경제 성장이 균형있게 이루어지는지 어느 정도 평가해볼 수 있다. 구하는 공식은 다음과 같다.

 

▶ 고용증가율 ÷ 경제성장률 = 고용탄성치

 

만약 GDP가 2% 커졌는데, 고용이 4% 증가했다면 고용탄성치는 2가 될 것이다. 반면 GDP가 4% 커졌는데 고용이 2% 밖에 늘지 않았다면 고용탄성치는 0.5가 된다. 즉, 고용탄성치는 높으면 높을수록 경제가 성장할 때 더 많은 일자리가 생긴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낮으면 경제가 성장해도 일자리는 별로 생기지 않는다는 것을 말하며, 수치가 0이 된다면 경제가 아무리 성장해봤자 고용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음을 뜻한다.

 

기본적으로 수치가 높으면 경제성장이 이뤄지는 만큼 고용이 잘 이뤄지고 있다고 볼 수 있어 좋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수치가 낮으면 성장은 하는데 고용이 이루어지지 않는 '고용 없는 성장' 상태다.

 

다음은 현대경제연구원에서 발표한 2016년까지 우리나라의 고용탄성치 현황이다.

 

 

 

 

표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연도

고용탄성치

1970~1975

0.41

1975~1980

0.39

1980~1985

0.2

1985~1990

0.37

1990~1995

0.31

1995~2000

0.14

2000~2005

0.35

2005~2010

0.22

2010

0.211

2011

0.471

2012

0.784

2013

0.538

2014

0.644

2015

0.47

2016

0.412

 

 

고용탄성치가 높은 사업과 낮은 사업이 있는데 일반적으로 서비스업(상담, 유통 등), 건설업과 같은 경우가 높은 탄성치를 보여준다. 그 다음으로 제조업이 높은 편이며, IT와 같은 경우 낮은 편이다. 간단히 말해 일자리를 많이 유발하는 사업들의 경우 대부분 경기 순환적인 사업들이라고 할 수 있다.

 

경제위기 등이 발생하여 경기순환 기업들이 큰 타격을 받거나, 정부 규제등을 통해서 이런 기업들이 집중적으로 규제를 받을 경우 고용탄성치는 급격하게 떨어진다. 위 차트와 표에서도 1998년에 있었던 IMF위기, 2008년에 발생한 금융위기, 그리고 2012년 발생한 남유럽 재정위기 등이 발생한 다음해에 고용탄성치가 이전해보다 많이 낮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고용탄성치를 낮아지게 만드는 것을 살펴보면, 서비스업에 큰 분야를 차지하는 유통업 등에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는 급격한 최저임금 상승, 서비스업이나 제조업 분야에 대한 강한 통제와 규제, 높은 금리와 법인세, 임금상승에 대비하기 위한 기술발전과 자동화, 제조업들의 임금대비 효율성 높은 곳으로의 이전, 대학 전공 정원 조절 실패 등으로 특정한 분야에 대규모 노동 공급 등을 들 수 있다.

 

반면 임금대비 효율성 높은 노동력, 적은 규제와 통제, 적절한 대학 전공 조절, 낮은 금리와 법인세, 폐업한 자영업자가 실업자로 잡히지 않는 통계 오류 등은 고용탄성치를 높아지게 만들 수 있다.

 

우리나라의 공무원 열풍과 같은 경우에도 탄성치를 낮아지게 만들 수 있다고 본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속에서 평생 직장 보장, 지속적으로 상승하여 이제는 대기업을 제외하면 웬만한 중소기업보다 나은 임금, 잘 갖춰진 여러 복지혜택, 연금으로 인한 노후보장까지. 안정성, 수익성, 복지, 미래보장을 모두 갖추고 있으니 공무원에 대한 노동 공급이 몰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공무원이 하는일, 즉 공공재수요를 늘리면 되지 않을까? 그러나 이는 매우 어리석은 생각이라고 본다.

 

공공재는 이미 사회속에서 사람들이 어느 정도 원하는 수요가 정해져 있다.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면 모를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공공재 수요가 늘어나기 힘들다. 즉, 공공재에 대한 수요가 없는데 강제로 공무원을 더 뽑는 꼴밖에 안된다. 이건 안그래도 효율성 낮은 공무원이라는 직업을 최악으로 밀어넣는 꼴이되는, 대표적인 세금낭비행위다.

 

기본적으로 노동력이 다른 자원에 비해 한 분야에 집중되면 점차 한 단위 노동력당 창출하는 가치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수확체감의 법칙이 발생하는 것이다. 또한 절대로 정부기관은 민간기업보다 더 나은 효율을 발휘할 수 없다. 사회주의 계획경제체제가 왜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밀려 사라졌겠는가. 소속되는 순간 추가적인 경쟁이나 노력이 거의 필요없는 공무원과 같은 국가 밑에 존재하는 노동력은 매너리즘과 타성에 너무 젖어들기 쉽다.

 

따라서 '공무원을 하겠다'라고 나서는 초과공급 노동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것이 옳은 것이다.

 

예를 들면 공무원의 수익성(즉, 임금)을 조금 깎아 스타트업의 지원을 늘리는 것이다.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나 아이디어를 펼칠 수 있는 일을 시작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은 분명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아니면 연금을 줄이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금융투자 등에 전혀 관심이 없던 수많은 사람들이 노후를 위해 이런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좋은 일자리 중 하나로 평가받는 금융분야의 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다. 안 그래도 우리나라는 발달한 자본주의에 비해 금융분야의 발전은 형편없는 상태니 큰 효율을 발휘할 가능성이 있고, 높은 적자가 지속되어 나중에 큰 세금부담으로 다가와 어떤 위기를 만들어낼지 모를 연금사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줄어든 연금만큼 세금을 감면해주거나 다른 분야에 지원도 해줄 수 있다.

 

물론 분명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 연금 감소 등으로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인해 공무원 집단의 소비가 대폭 감소하거나 하는 것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지금 이렇게 잘 갖춰진 체계를 생각해보면 조금 덜어낸다고 해서 큰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현 노동 초과공급을 강제로 유지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더 큰 문제를 불러올 것이다.

Posted by 은목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