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민건강보험 보장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60% 수준이었던 것을 2022년까지 70% 범위까지 확장시키려는 계획에 있다.

 

그리고 보장범위가 확대되면 당연히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한데, 크게 2가지 시나리오가 그려질 것이다.

 

1. 기존에 건강보험공단의 이익이 많아 충분히 기존이익으로 감당 가능

2. 자금이 모자라게 되어 결국 건강보험료 급등

 

앞으로 어떤 시나리오가 그려질지 살펴보기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경영공시를 살펴보자.

 

(국민건강보험 홈페이지에서 경영공시를 찾아 살펴보았다)

 

(2014~2018년 5년간의 손익계산서. 당기순이익을 살펴보면 2018년 적자으로 돌아섰다)

 

꾸준히 이익을 내던 순이익이 갑자기 대폭적으로 줄어들더니, 결국 2018년 대규모 적자로 돌아섰다. 그런데 적자가 그냥 웃으면서 넘길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 무려 4조원 수준이라는 것. 보장범위가 확대가 이제야 막 발을 뗀 것인데다 2022년까지 확대될 것을 생각하면 무언가의 사정으로 일시적인 적자라고 마냥 긍정적으로 보기에도 어렵다.

 

(2014~2018년 재무상태표. 증가하던 자본총계가 2018년 대폭 줄어들었다. 2017년보다 약15%가 감소)

 

2018년 결산에서 남아 있는 자본총계는 약 23조원. 만약 4조원의 적자가 계속 된다면 10년도 안 되서 고갈될 것이고, 절반 수준인 2조가 된다고 해도 약 10년이면 고갈된다.

 

(세부적 수입 지출 현황. 계정이 크고 중요하다 보이는 항목들에 빨간줄을 해보았다)

 

사업수입이 늘어나는 것에 비해서 사업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 보일 것이다. 특히 2018년은 사업수입이 4조원 정도 늘어날때 거의 9조원이 늘어나며 2배가 넘는 급등세를 보여주고 있다.

 

사업비 급등의 영향 때문인지 감소세를 보이던 보조금은 2018년 다시 증가했고, 2019년 잡아놓은 예산에선 17% 정도 크게 증가했다. 그외 인건비도 최근 꽤 많아졌다. 

 

(수입, 지출 항목들의 작성기준)

 

여기까지 봤으면 대강 어떤 시나리오가 그려질지 알 수 있다. 2번 시나리오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된다.

 

물론 기존에도 건강보험은 지속적으로 한번씩 인상이 이뤄져온 것으로 기억한다. 문제는 기존과 비슷한 수준이 아니라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만약 이것이 사람들의 반발에 부딪혀 이뤄지지 못하면 결국 기금은 고갈될 것이고, 폐지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아니면 다른 부분에서 세금을 끌어쓰거나, 국채등을 발행해 외국에서 돈을 빌려다 쓰는 형식으로 유지되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 문제는 그렇게 외국에서 돈을 빌려다쓰는 형태등은 결국 더 높은 부작용으로 돌아온다는 것.

 

또 다른 방법으로는 보장범위를 다시 대폭 낮추는 방법이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때는 아마 보장범위가 60%가 아닌, 40이나 50으로 낮춰야만 할 것이다. 보장범위를 다시 낮추려면 엄청난 반발이 일어나 결국 폐지 직전까지 갈 정도가 되어야만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남한산성'이라는 영화에서 이조판서 최명길이 한 말을 빌려와본다.

 

(영화 공식 스틸컷)

"나누어주긴 쉬우나, 도로 빼앗기는 쉽지 않사옵니다. 말은 짐승인지라 그 마음을 다치지 않으나, 병사는 사람인지라 가진 것을 빼앗기면 그 마음을 다칠까 염려되옵니다."

 

건강보험 확대는 나누어주는 것이다. 쉽다. 그러나 그렇게 확대된 것을 축소하는 것은 빼앗는 것이라 어려울수밖에 없다. 축소해야할 상황이 오더라도 어려운 것이기에 계속 뒤로 늦추게 되고, 결국 부실이 심각해져 폐지직전정도까지 가야 조치가 취해질 확률이 높다.

 

정치적 관점에서 생각해봐도 빼앗는 것을 행하자고 자신의 공약으로 내걸어서 인기를 낮추려는 정치인은 없을 것이다.

 

또한 남한산성 영화에서는 나누어준 것이 병사들에게 겨울 추위를 막으라고 가마니를 모아서 줬는데, 일시적으로 사용하고 말 것이다. 지속적으로 나누어줘야 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이후에 그것이 큰 부작용 등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낮다(물론 영화 속에서는 영의정 김류의 어이없는 판단으로 병사들의 마음을 잃을뻔한 문제가 생기긴 했었다). 그래서 나누어줄 때 먼 미래까지 생각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건강보험은 지속적으로 줘야만 하는 것이라 먼 미래까지 생각해야만 하는데, 정말 그저 자신의 인기에만 치중한 것이 아니라 먼 미래까지 보고 움직인 것일런지...

 

마지막으로 의료보험과 같은 것은 사실 도덕적해이에 빠지기 쉬운 항목 중 하나다. 치료를 받으러 가면 의사등은 꼭 필요치 않다 싶은 것들도 검사하거나 처방한다. 환자 입장에서는 그런 처방이 나온다 하더라도 자신의 돈만 추가적으로 들지 않는다면 별 상관이 없을 것이기에 신경쓰지 않는다. 오히려 좋아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 도덕적해이가 높을 확률이 큰 것인데, 그것이 국가에서마저 운영하는 것이라면? 당연히 매우 심각해질 가능성이 높다. 이미 실손보험과 건강보험을 합쳐 나타나는 도덕적해이 등에 이야기는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위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대규모 적자나 정부보조금을 책정하면서 보장범위 확대를 이끌어내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일까?

Posted by 은목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