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 모터쇼, 아시안게임, 육상선수대회, 올림픽, 월드컵 등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행사는 국가적으로도 유치를 위해 힘쓰지만, 각 지역의 자치단체들도 유치하기 위해 힘쓴다.

 

이것들이 대체 뭐라고 이렇게 힘쓰는 것일까?

 

국가적인 관점에서보면 세계에 국가의 위상을 알리고 이미지를 좋게 만들 수 있으며,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국내로 끌어들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역자치단체의 입장에서 보면 대규모 국제행사를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대규모의 자금투입이 이루어져야만 할 텐데, 그런 자금 투입이 지역의 발전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국가적 부분보다 지자체 부분이 더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런 국제적인 행사가 열리는 것이 확정되면 일단 수많은 돈들이 그 지역으로 날아들어온다. 중앙정부에서도 이왕 유치할거면 당연히 성공적으로 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세계적인 망신이고 국민들의 비판으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에 대규모 자금을 지원해준다. 거기에 홍보 등을 위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기업들이 돈을 들고 찾아온다.

 

이렇게 모여든 자금은 도로와 상하수도, 통신시설, 쾌적하고 넓은 공원, 대회를 진행할 경기장, 선수와 관광객을 위한 숙박시설과 생활편의시설들이 대규모로 조성되면서 급속도로 지역의 발전을 이끌어낸다. 그 지역내에서 낙후되었다고 싶었던 곳이라도 행사를 그곳에서 진행하게 되면 갑자기 가장 발전된 지역으로 한순간에 탈바꿈하기도 한다.

 

평소에는 지자체에서 아무리 중앙정부에 도로 놓고 통신 시설 정비하고 생활편의시설이나 공원을 조성하게 돈을 달라고 계속해서 요구해도 정부는 쉽게 돈을 내주지 않는다. 그러나 국제행사를 진행하게 되면 별로 사정하지 않아도 알아서 예산을 대규모로 던져준다.

 

그 지역에 전혀 투자할 생각이 없던 기업들도 숙박시설과 편의시설을 지어주겠다면서 찾아온다.

 

'GDP = 소비 + 투자 + 정부지출 + 순수출'라고 할 수 있는데, 이것을 '지역GDP'로 바꿔서 생각해본다면, 그 지역내에서 이루어지는 대규모 기업들의 투자와 정부지출은 곧 그 지역내 GDP를 한껏 끌어올려주게 된다.

 

지역GDP를 끌어올려주고, 지역을 더 발전시켜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주고, 기반시설 확충으로 기업들의 지속 투자를 이끌어내기 좋다는 것 등 지역입장에서 이보다 좋은 일이 있을까.

 

반면 분명히 나쁜점도 있다.

 

이런 국제행사유치에는 대부분 과도하게 자금이 집행되기 마련이기에 대회가 끝난 후가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 대회가 끝난 뒤 지어둔 경기장이 텅텅비고, 생활편의시설이나 숙박시설 등의 이용이 대폭 줄어들면서 파리만 날리게 되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목격된다.

 

그러나 위와 같은 부작용이 있을지라도 지자체 입장에서만 보면 그동안 어려웠던 편리한 교통이나 생활편의시설등의 확충을 이뤄냈기에 별로 후회할 것들이 없다. 자기들 돈으로 지은것이 아니기에 몇몇 시설이 좀 방치된다고 하더라도 손해볼 게 없는 것이다.

Posted by 은목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