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는 빚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사회적인 믿음인 '신용'이기도 하다. 그리고 부채가 증가한다는 것은 이런 신용이 전체적으로 좋아진다는 뜻이기도 할 것이다.


부채가 늘어나면 이런 신용이 창조되고 있다는 뜻이고 이런 신용은 경제활동을 활발하게 만들고 소비를 진작시키면서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려주기도 한다.



예를 들어보자.


'가'라는 사람은 100만 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만약 '가'라는 사람이 빚이 전혀없다면 번 돈을 모두 100% 소비한다고 해도 100만 원만큼만 소비를 할 수 있다.


극단적으로 이 '가'가 모든 돈을 '나'라는 사람에게서 독점으로 물건등을 사는데 들인다고 가정하자. 그렇다면 '나'의 소득은 '가'의 소득을 그대로 모두 가져온 100만 원이 된다. 이후 '나'라는 사람이 '다'라는 사람에게 이와 유사한 거래를 그대로 한다면 역시나 '다'의 소득도 100만 원이 될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부채가 추가로 활용되어 소비가 실시된다고 생각해보자. 각각 자신의 소득에서 10% 정도를 대출로 빚을내어 소비를 하는 것이다. 어떻게 될까?


('가'의 소비는 10만 원이 증가했고, '나'의 소비는 11만 원이 증가한다)


위 그림에 나와 있는것처럼 각각의 경우에서 소비하는 금액이 증가했고, 그 소비한 금액은 다른 사람의 소득증가로 이어진다. 그리고 그 증가한 소득으로 다시 빚을 내면 그 다음 사람은 더 높은 소득을 올리게 된다.


위와 같은 형태가 계속해서 다른 사람들로 퍼져나간다면 전체적으로 모든 사람들의 소득이 커지면서 경제규모가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부채를 이용해 만들어낸 신용이 모두의 소득증가로 이어지면서 경제성장률, 즉 GDP를 끌어올려주는 것이다.


빠르게 성장한 것으로 유명한 한국경제의 성장도 어떻게 보면 빚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전쟁 직후 여러곳에 활용할 돈이 부족한 상황에서 큰 규모의 투자 등을 위해서 해외에서 돈을 빌려온 것이다. 이렇게 빌려온 돈들이 소득증대로 이어지고 경제를 성장시키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위와 같은 상황만 보면 빚을 최대한 많이 내는 것이 경제를 성장시키는데 유리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부채를 통한 경제성장에 필연적으로 존재하는 위험도 있다. 바로 '채무불이행'과 같은 상황이다.


예를 들어 빚을 내어 소비를 하던 A라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이 사람이 갑자기 외부충격 등에서 발생한 것에서 일자리를 잃으면 어떻게 될까? 코로나와 같은 전염성 강한 전염병 같은 것에 의해서 말이다. 과거 한국의 외환위기나 미국에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게 발생할 수도 있다.


혹은 A가 빚을 냈는데 여기저기서 빚을 끌어다 써서 도저히 감당안될정도로 빌려다 썼다면?

A가 잘 될 것이라 생각해 어떠한 사업을 했는데 그것이 실패했다면?

빌려 쓰는게 편하고 익숙해져 버린 A가 일도 제대로 하지 않고 자신의 생활 대부분을 빚으로 해결한다면?

그외 빚으로 흥청망청 사치나 낭비 등을 하면서 보낼 수도 있다.


'가'와 '나', '다'의 사례처럼 모두 성실하게 일하며, 아주 소액의 부채만을 발생시켰다면 채무불이행의 사태 등이 없이 경제를 성장시켜나갈 수도 있지만 위의 A처럼 빚을 갚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채무불이행이 생겨나면 이러한 부채를 통한 신용창조에 의한 경제성장 사이클이 무너져 내릴 수 있다.


실제로 한국과 비슷하게 경제성장초기에 돈을 빌려간 많은 나라들이 돈을 제대로 갚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고, 한국만큼의 경제성장을 이루지 못했다.


즉, 빌려온 빚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배분한다면 이것이 차례대로 사람들의 소득을 증가시키고 경제성장을 이끌어올리면서 사회를 풍요롭게 만들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언젠가 터져나갈 시한폭탄으로서 자리잡아갈 뿐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현대사회에서 개인이나 기업에게 적당한 수준의 빚이 어느정도일지 가늠해 빌려주는 곳은 금융기관이다. 만약 이 금융기관들이 무분별하게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주기 시작한다면 잠깐은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지만 그것은 전부 흔히 말하는 '거품'일 뿐이다.


거품이 터지면서 한순간에 무너져 내리면 거품위에 이룩해온 것들이 무너 부서져 나가면서 거품이 형성되기 전보다 더 안좋은 상황이 남아있게 된다. 추가적으로 무분별하게 만들어지고 증가했던 신용에 대한 사람들의 불신으로 새로운 신용이 창조되기가 매우 힘들어지면서 오랜기간 경제성장이 힘든 상황에 처한다.


물론 국가의 빚도 마찬가지다. 국가가 빚으로 비효율적이고 낭비성이 심한 행위등을 계속한다면 빚은 곧 가혹한 상황으로 국가내의 모든 사람들에게 돌아갈 것이다.




감당 가능한 수준의 빚, 효율적으로 잘 활용되는 빚은 나쁜게 아니다. 오히려 좋다. 하지만 반대로 비효율적이거나 사치나 낭비등을 위해 쓰이는 빚이라면 그보다 나쁜게 없다.

Posted by 은목걸이